[주님의 기도] 아빠, 아버지!
상태바
[주님의 기도] 아빠, 아버지!
  • 한상봉
  • 승인 2018.02.18 1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님의 기도, 가장 위대한 기도-3

1.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난감한 것은 배터리가 떨어졌는데 주변에서 전기콘센트를 찾을 수 없는 경우이다. 이런 난감함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는 미리미리 정기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두어야 한다. 은유적으로 말한다면, 휴대폰(신앙인)은 전기(하느님)와 접속하여 충분히 충전(기도)되어야 한다.

전기(하느님)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나는 전기(하느님)가 필요하다. 전기로서의 하느님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접근이 가능하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젊은이든 노인이든,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기 콘센트에 접속할 생각이 있느냐 하는 문제다. 인생에서 새로운 힘을 얻는 것은 전기로서 하느님이 주시는 값없는 은총이며 선물이다. 그리고 기도할 때는 “이렇게” 하라고 예수는 가르친다. 어떻게?

 

사진출처=pixabay.com

2. 하늘에 계신 우리(저희) 아버지

주님의 기도는 서로 다른 공동체 예배를 위해 사용한 기도문의 완전한 판본들이다. 이 기도들은 첫마디에 문자적으로 하느님을 “우리들의 아버지(Father of us)”로 시작한다.

50년대 중엽의 바울로(갈라 4,6‘ 로마 8,15)와 70년대 초의 마르코복음(14,36)에서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Abba, Father)”라고 부른다. 신약성서 최초의 사본에서는 “아빠 호 파테르!(Abba ho Pater!)”라고 되어 있다. 먼저 아람어로 부르고, 다시 그리어로 부른다. 여기서 ‘호 파테르’는 ‘참 아버지(the Father)’이므로, 어찌 번역하든지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을 “아빠, 참 아버지”로 부른 것이다. 주님의 기도에서 “우리들의 아버지”를 “아빠, 아버지(Abba, father)”로 불러도 좋겠다.

성서에서 “아버지”라는 말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뜻하는 줄임말로 사용되었으며, 가정과 대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집주인”을 의미하기도 한다. 집주인은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을 상상한 것이다. 거기에는 형제자매들, 결혼하지 않은 누이들과 결혼한 형제들, 피보호자와 더부살이하는 사람들, 남종과 여종, 짐승들, 땅과 농기구 등이 포함된다. 훌륭한 집주인의 모델은 물론 ‘하느님’이다. 우리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부를 때, 그분이 “지구의 집주인”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 집주인은 공평과 정의로 집안을 다스린다.

집주인인 하느님은 특별히 돌봄이 필요한 고아와 과부와 이방인에게 관심을 갖는다. 이들에 대한 불평등이 집안의 화목을 깨뜨려 집주인의 명예를 더럽히기 때문이다.

-가난하며 궁핍한 사람들-부유한 사회 안에서
-과부들과 고아 -가부장적인 사회 안에서
-더부살이 하는 외국인들-종족중심의 사회 안에서

그리고 이 집주인은 가족들의 모델이 된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 전반부는 하느님께, 후반부는 인간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전반부에서는 “당신의/아버지의”라는 단어가, 후반부에는 “우리의”라는 단어가 지배적이다. 전반부는 하늘에, 후반부는 땅에 대한 언급이다. 하느님께 일어나는 일과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이며, 호혜적이고 협력하는 것이다.

하느님께 기도한 것이 우리들과 상관없이 일어날 수 없으며, 우리들에 대하여 기도한 것이 하느님 없이 일어날 수 없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반부와 후반부 기도는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다.

[참고]
<가장 위대한 기도>, 존 도미닉 크로산, 한국기독교연구소, 2011
<예수의 독설>, 김진호, 삼인, 2008

한상봉 이시도로
<가톨릭일꾼> 편집장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