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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그리스도의 눈
Christ. by Andrêi Rubliov

그리스도를 보는 것은 하느님과 모든 인류를 보는 것이다. 이 신비는 나에게 예수의 얼굴을 보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을 일으킨다. 수세기 동안 셀 수 없는 이미지들이 예수의 얼굴을 그리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어떤 것들은 나에게 예수의 얼굴을 보도록 도와주었고 또 어떤 것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안드레아 루블로프가 그린 그리스도의 이콘을 보았을 때 나는 결코 전에 보지 못한 것을 보았고 결코 느껴본 적이 없는 것을 느꼈다. 나의 눈이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축복 받았다는 것을 즉각 알아차렸다.

안드레아 루블로프는 15세기 초 러시아의 즈베니고로드 시에 있는 한 교회에 설치할 이콘들을 만들면서 이 그리스도의 이콘을 그렸다. 그래서 이 이콘은 자주 ‘즈베니고로드의 구세주’라고 불리운다...

이렇게 얼굴을 직접 대면하는 체험은 우리로 하여금 위대한 육화신비의 핵심으로 이끌어준다. 우리는 하느님을 볼 수 있고 살 수 있다! 예수의 눈에 우리의 눈을 고정시키려고 애쓰면서 우리는 우리가 하느님의 눈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느님을 보는 것말고 그것보다 더 큰 갈망이 인간의 마음속에 있을 것인가? 필립보 사도와 함께 우리의 마음은 외친다: “주님, 우리가 아버지를 뵙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만족할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대답한다: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너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느냐?"(요한 14,8-10)

예수는 하느님을 온전히 계시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이며...”(골로사이 1,15). 예수의 눈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가장 깊은 갈망이 채워진다.

이 신비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는 육화한 말씀의 눈이 어떻게 모든 보여지는 것들을 응시하며 참으로 품어 안는지 느껴 볼려고 애써야 한다.

루블로프의 그리스도의 눈들은 요한 묵시록에 서술된 사람의 아들, 하느님의 아들의 눈들이다. 그 눈들은 거룩한 존재의 신비를 꿰뚫는 불길의 화염과 같다. 그 눈들은 맹렬하게 빛나는 태양과 같은 얼굴을 지닌 존재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요한 계시록 1,14; 2,18; 1,16; 19,12-13)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존재의 눈들이다.

그 눈들은 “빛으로부터 나신 빛이요, 참 하느님으로부터 나신 참 하느님이요, 만들어지지 않고 낳은 존재요, 아버지와 하나인 존재... 모든 것들이 그분을 통하여 만들어진”(니체아 신경) 존재의 눈들이다. 그분은 참으로 모든 것이 그분 안에서 창조된 빛이다. 하느님이 빛에게 어둠으로부터 갈라지라고 말했던, 그래서 보시기에 좋았던 첫째 날의 빛(창세기 1,3)이 바로 그분이다.

그분은 또한 어둠 속에서 빛나는 새로운 날의 빛이며, 어둠이 결코 정복할 수 없는 빛이다(요한 1,5). 그분은 모든 사람들을 빛나게 만드는 참다운 빛이다(요한 1,9). 참으로 빛을 보고 있는 유일한 존재, 그래서 그 본다는 것이 존재하는 것과 다르지 않는 유일한 존재의 눈을 응시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하느님의 한계 없는 선함을 끊임없이 보고 있는 존재가 세상에 왔고, 그 선하심이 인간의 죄악에 의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보았으며 연민으로 애간장이 끓었다. 하느님의 마음을 응시하고 있는 그 똑같은 눈들이 하느님 백성의 고통스러운 마음을 보았고 울었다(요한 11,36).

이 눈들, 하느님의 내면을 꿰뚫는 불꽃같은 이 눈들은 또한 모든 시대와 모든 장소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슬픔에 대해 대양 같은 눈물을 흘린다. 이것이 안드레아 루블레브의 그리스도의 눈이 지니고 있는 비밀이다.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며」에서

[원출처] <Henri Nouwen>(Robert A. Jonas, Orbis, 1998)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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