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천사의 날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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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천사의 날개처럼
  • 헨리 나웬
  • 승인 2018.01.0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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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점차적으로 나는 기도생활에서 새로운 차원을 깨달아가고 있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혼란, 두려움, 유혹 그리고 내적인 혼동 가운데 존재하는 하느님, 마리아, 천사들과 성인들이 나를 보호하며 현존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내 기도는 전혀 집중적이거나 심오하지 않지만, 이번 주간에 기도하는 시간을 참으로 갖고 싶은 갈망이 떠올랐다. 나는 빈센트 수녀회 본원의 작고 어두운 경당에 그냥 앉아있는 것이 좋았다. 나는 어떤 선함, 관대함, 친절함과 받아들여짐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느꼈다. 마치 천사들의 날개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보호해주는 구름이 나를 덮어주고 그곳에 계속 있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이것을 표현하기는 대단히 힘들지만, 유혹적인 세상의 위험들로부터 보호받는 새로운 체험이다.

그러나 이 보호는 매우 부드럽고 섬세하며 보살펴주는 보호이다. 어떤 벽이나 쇠울타리 같은 것으로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어깨 위에 손을 얹는다든가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는 것 같은 보호이다. 그러나 이런 보호가 있다해도 나는 위험으로부터 건져지지 않는다. 유혹하는 세계로부터 들어올려지지 않는다. 폭력, 증오, 탐욕, 육욕으로부터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나의 존재 한 가운데에서 그것들이 내 온갖 주의를 갈취하려고 울부짖는 것을 느낀다. 그것들은 쉬지 않으며 시끄럽다. 그러나 이 손, 이 입술들, 이 눈들이 현존하고 있으며 나는 내가 사랑으로 지켜지고 보살핌을 받으며 하늘의 선한 영들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기도한다. 쉬지 못하면서도 쉬고 있으며, 유혹을 받지만 평화롭고, 아직도 불안하지만 안전하게 느끼며, 아직도 어둠 속에 있으면서 빛의 구름에 둘러싸여 있고, 아직도 의심을 품으면서 사랑 속에 있는 것이다.

­「새벽으로 가는 길」에서

[원출처] <Henri Nouwen>(Robert A. Jonas, Orbis, 1998)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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