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생존이 우리를 압도할 때, "두려워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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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생존이 우리를 압도할 때, "두려워 마라"
  • 헨리 나웬
  • 승인 2017.12.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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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우리가 우리자신을 예수의 추종자들이라고 생각해도, 자주 세상이 우리에게 내 놓는 두려운 질문들 때문에 위축된다. 우리자신도 모르게 우리는 불안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며 생존이라는 문제에 사로잡힌 걱정하는 사람들이 된다. 우리 자신의 생존, 우리 가족, 친구들, 동료들의 생존, 우리교회, 우리나라, 우리세계의 생존을 걱정한다.

이런 두려운 생존의 질문들이 우리 삶을 지배하는 질문들이 되면, 우리는 사랑의 집에서 말해지는 말씀들을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이며 감상적이고 신심적이거나 그냥 쓸모 없는 것이라고 일축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두려움에 대한 대안으로 사랑이 제시되면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 그래, 말은 아름답게 들려, 그러나...”

이 “그러나”라는 말은 우리가 얼마나 이 세상의 손아귀에서 살고 있는가를 드러내는 말이다. 이 세계는 그리스도인들이 유약하다고 하면서 “현실적인” 질문들을 제기한다: “그래 옳은 말이야, 그러나 일자리를 잃고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을 보살필 돈이 없으면 어쩔 것인가? 그래, 그러나 피난민들이 수백 만 명씩 이 나라에 들어오고 우리가 오랫동안 살아온 방식들을 혼란하게 만들면 어쩔 것인가? 그래, 그러나 쿠바인들과 러시아인들이 중앙아메리카에서 세력이 커지고 우리의 뒷뜰에 미사일을 설치하기 시작하면 어쩔 것이야? ...”

우리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소리에 귀가 먹게 된다. 계속 되풀이 말하는 이 확신에 찬 소리는 “두려워하지 말라, 두려움을 가지지 말라”고 한다. 이 소리는 우리가 가장 절실하게 들어야 할 소리이다.

이 소리는 주님의 천사인 가브리엘이 성전에 있던 즈카리야에게 나타나 그의 부인 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을 때 그가 들었던 소리이다. 이 소리는 천사 가브리엘이 나자렛에 있는 마리아의 집에 들어가 그가 아들을 가질 것이고 이름을 예수라고 하라고 했을 때 마리아가 들었던 소리이다. 이 소리는 또한 여인들이 무덤에 와서 입구에 있던 돌이 치워져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들었던 소리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워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고 있는 소리는 하느님의 사자들의, 그들이 천사들이건 성인들이건 간에, 소리로서 역사 내내 울리고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새로운 존재방식, 사랑의 집, 주님의 집의 존재방식을 선언하고 있는 소리이다.

왜 더 이상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가? 무서워하는 제자들에게 물위를 걸어 가까이 다가가며 예수는 이 질문에 간결하게 대답한다: “나다. 두려워하지 말라”(요한 6,21). 사랑의 집은 그리스도의 집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 두려움이 가득한 세상의 방식으로 말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의 징표들」에서

[원출처] <Henri Nouwen>(Robert A. Jonas, Orbis, 1998)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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