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가는 텔레파시 능력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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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가는 텔레파시 능력자가 아니다
  • 죠안 치티스터
  • 승인 2017.12.21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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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리아 원장은 환시를 보았다. 그는 영적 아버지인 고행자 카리온에게 이 환시에 대해 말했다. 격분한 카리온은 그를 때렸고 그 환시가 악마에게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리아는 이번엔 포에만 원장에게 가서 이 사실을 말했다. 자카리아의 성실성을 보고서 포에만 원장은 그를 신비가인 한 수도승에게 보냈다 이 수도승은 자카리아가 말하기도 전에 그 환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 환시가 참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나서 수도승은 자카리아에게 지시하였다, “이제 돌아가서 당신의 영적 아버지에게 순종하시오”.

사막의 수도승들은 매우 분명하다: 비전과 환시들이 다른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환시들은 심리적인 현상들로서, 결국 사람이 삶을 살아가거나 어떻게 사람이 발전하는가에 관해서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떤 환상들은 확실히 영적인 선물들이지만 많은 환시들은 그저 들뜬 정서 기관들의 산물일 따름이다.

역사상 가장 관상적인 인물들 중에 어떤 이들은 한번도 “환시”를 보지 못했다. 힐데가르트도 환시를 보지 않았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도 보지 못했다. 아빌라의 데레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하느님의 현존을 알았으나 그것의 현상적인 표현을 결코 한 가지도 요구하지 않았다. 환시들 대신 그들은 비전을 가졌었다.

 

사진출처=pixabay.com

비전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영혼의 자질과 같은 것이다. 비전을 가진 사람들은 마치 레이저 광선처럼 삶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에 의해 날카롭게 벼려진다. 그들은 하느님이 세상을 보는 것처럼 거룩하고 피흘리며 고통받고 반목하는 세계를 본다. 하나이며 거룩한 세상을 본다.

그리고 사랑의 하느님을 사랑하면서 사람들은 하느님이 그러신 것처럼 하느님의 세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충동을 가진다. 하느님이 사랑하는 것처럼 그들은 세상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모든 곳에서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본다.

그들은 개인적이고 광신적이며 국가주의적, 분파주의적, 심지어 교의주의적 요구들을 전체 세계에 대한 하느님의 의지에 승복시킨다. 그들은 인종별, 성별, 성직계급 혹은 사회적 지위 같이 비루한 작은 안건들의 덫에 걸리지 않는다. 그들은 세계에 대한 하느님의 뜻에 사로잡혀 살아가며 하느님의 오심을 위해 삶을 살아간다.

그들은 영적인 안주에 스며들거나 영적인 엘리트주의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들은 영적인 삶을 살기 위하여 노력하면서 그러한 삶으로부터 아무런 선물도 기대하지 않고 그들의 영적 성장을 말해주는 신비적 징표들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그저 해야만 할 것을 할 따름이다. 즉 그들은 모든 것이 그들에게 하느님의 현존을 말해주는 것이 될 때까지 그들 자신이 그 현존 속에 몰입된다.

관상은 돌팔이 의사나, 텔레파시 능력자들 그리고 마술사들이 하는 것이 아니다. 관상은 매우 기초적인 것, 매우 실제적인 것들에 관한 것이다. 그것은 모든이 안에서 하느님을 보는 것이고 모든 곳에서 하느님을 찾아내며 모든 생명을 하느님으로부터의 메시지로 생각하며 응답하는 것이다.

관상은 환시들의 쇼에 이르는 길이 아니다. 그것은 영적인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또한 관상은 고양된 존재의 상태도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일시적인 존재들 안에서 궁극적인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다.

진정한 영성은 어떤 무관심이나 내세적인 것에 빠지는 정신상태 속에서 살기 위하여 삶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관상가들은 “환시들”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순하게 하느님을 알고자 노력할 뿐이다. 그들 안에 그들 주변에, 다른 이 안에 그리고 모든 것 안에서, 선과 진실 속에서, 보편적 사랑과 보편적 평화 안에 현존하는 하느님을 갈망 할 뿐이다. 관상가들에게 하느님은 어떤 마술적인 속임수가 아니다. 하느님은 그들이 숨쉬는 바로 그 숨길이다.

매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는 그런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관상가들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바로 이 자리에 이 순간에 하느님을 현존하게 하는 일을 어떤 대가를 치루고서라도 매일 하는 그런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원출처] <Illuminated Life, Monastic Wisdom for Seeker of Light>, Joan Chittister
[출처] <참사람되어> 200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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