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낯선 분] 4Q246의 본문의 '하느님 아들'은 메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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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 낯선 분] 4Q246의 본문의 '하느님 아들'은 메시아
  • 송창현 신부
  • 승인 2017.11.1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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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아들” 논쟁 - 5

4Q246의 본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 

4Q246의 본문은 다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상황묘사와 해석자의 소개(i열 1-3행). 둘째, 해석의 첫째 부분(i열 4행-ii열 3행). 셋째, 해석의 둘째 부분(ii열 4-9행).

마지막 셋째 부분의 시작은 사본 자체의 표시, 즉 빈 공간(vacat)으로 표시된다. 본문의 구조로 미루어 볼 때, 환시 그 자체에 대한 묘사는 4Q246 i열에 선행하는 부분에 위치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본문은 시적이고 병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구(句)는 접속사 “그리고”로 연결된 두 개의 반구(半句)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구조는 본문의 재구성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이 환시, 해석자의 등장, 환시의 해석 등의 구조로 볼 때 4Q246 본문은 다니엘서, 특히 다니엘서 7장과 많은 유사성을 가진다. 곧 우리 본문은 다니엘서 7장과 동일한 문학적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은 본문의 주석을 위해서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4Q246의 “하느님의 아들”에 대한 학자들의 해석들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에서는 이 인물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이해하며, 다른 한편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전자의 경우는 밀릭(J.T. Milik), 플루써(D. Flusser), 파브리(H.-J. Fabry), 바이에르(K. Beyer), 슈테게만(H. Stegemann), 슈토이델(A. Steudel), 쿡(E.M. Cook), 베르메쉬(G. Vermes) 등이고, 후자의 경우는 피츠마이어(J.A. Fitzmyer), 가르시아 마르티네즈(F. Garca Martnez), 쿤(H.-W. Kuhn), 크로스(F.M. Cross), 콜린스(J.J. Collins), 퓌에쉬(É. Puech) 등이다.

먼저 “하느님의 아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첫째, 밀릭에 따르면, 4Q246의 “하느님의 아들”은 안티오코스 4세의 아들로 자처한 알렉산더 발라스(Alexandre Balas)를 가리킨다.

둘째, 파브리, 바이에르, 슈테게만, 슈토이델, 쿡 등은 쿰란 사본의 “하느님의 아들”을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와 동일시 한다.

셋째, 플루써는 이 인물을 거짓 그리스도(Antichrist) 혹은 벨리아르의 화신으로 이해한다.

넷째, 베르메쉬는 특정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고 어떤 종말의 악한 왕으로 이해한다.

한편 “하느님의 아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츠마이어에 따르면, 이 인물이 메시아는 아니지만 장차 출현할 다윗의 자손, 곧 유다의 임금이다. 그러나 이 가설은 대단히 모호하다. “하느님의 아들”을 미래에 출현할 어떤 유다의 임금으로 해석하면서 이를 메시아로 해석하기를 거부하는 그의 태도는 비판의 여지가 많다.

둘째, 쿤, 크로스, 콜린스, 퓌에쉬 등은 메시아로 이해한다. 특히 콜린스는 이 사본의 “하느님 아들”이라는 표상에서 “사람의 아들”과 다윗의 자손으로서의 메시아라는 두 표상이 융합되었다고 해석한다. 한편 퓌에쉬는 4Q246 사본의 공식판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부정적인 해석과 긍정적인 해석의 두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였다. 그 후 그는 일정 기간 부정적인 해석에 더 기울여진 듯 보였다. 그러나 마침내 그는 4Q246의 “하느님의 아들”에 대하여 메시아적 해석을 주장하게 되었다.

셋째, 가르시아 마르티네즈는 4Q246의 “하느님의 아들”을 1QM의 미카엘, 11Q13의 멜키체덱과 같이 천상적 메시아로 해석한다. 그러나 4Q246은 천상적 존재보다는 마지막 시대에 하느님으로부터 보내어지는 인간적인 존재를 가리킨다.

넷째, 헹엘은 다니엘서 7장의 “사람의 아들”에서와 마친가지로 집단적 메시아 사상을 주장한다. 그러나 사본에서 “하느님의 아들”과 “하느님의 백성”은 분명히 구별된다.

 

전차 앞에서 기도하는 이스라엘 병사. 사진출처=avax.news

어떤 해석이 더 타당한가?

앞서 살펴본 4Q246 해석의 두 방향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개연적인 것일까? 4Q246 본문 주석은 본문을 해석하기 위한 열쇠와도 같은 다음 두 질문에 그 초점을 맞출 것이다. 첫째, “하느님의 아들”과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로 불려지는 인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는 본문 안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는가 아니면 부정적으로 묘사되는가? 둘째, 4Q246의 ii열 5행 이하에서 발견되는 3인칭 남성 단수 접미사는 누구 혹은 무엇을 지시하는가? “하느님의 아들”인가 “하느님의 백성”인가, 아니면 하느님 자신인가?

쿰란 공동체의 에세네파는 이스라엘의 해방과 이상적인 하느님 백성의 승리라는 예언과 약속이 실현되기를 기다렸다. 이러한 맥락에서 쿰란 공동체는 다윗 왕조를 재건하고 이스라엘을 구원하며 종말론적 전쟁을 이끌 정치적 해방자요 민족적 지도자로서의 메시아를 기다렸다. 이러한 메시아는 쿰란 사본 안에서, “메시아” 곧 “이스라엘의 메시아”, “다윗의 후손”, 그리고 “공동체의 우두머리”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불린다.

CD, 1QS, 1QSa 등의 사본에서는 “이스라엘의 메시아”로 불리는 정치적 메시아는 종교적 사제적 메시아인 “아론의 메시아”와 함께 나타난다. 그리고 구약성경의 예언서들에서 유래한 다른 메시아적 호칭들은 더 명시적으로 다윗과의 관련성을 표현한다. 곧 4Q161 7-10 iii 22; 4QMidEsch iii 11; 4Q252 V 3-4; 4Q285 7 3. 4-5 등에는 “다윗의 후손”이, 4Q285 7 4에는 “공동체의 우두머리”가 나타난다. 특히 4QMidEsch iii 10-12에서 “다윗의 후손”은 대사제로서의 메시아인 “율법의 해석자”와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2사무 7,11-14의 본문이 메시아적으로 이해되는데, 메시아는 명시적으로는 “다윗의 후손”이며, 함축적으로는 “하느님의 아들”로 묘사된다.

“그리고 주님이 너에게 선언[하신다.] ‘그는 너에게 집을 지을 것이고, 나는 네 뒤를 이을 후손을 일으켜 세우고, 나는 그 통치의 왕좌를 [영원]히 튼튼하게 하리라.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에게 아들이 되리라.’ 그는 다윗의 후손인데, 마지막 날[에] 시[온]에 [세울] 율법의 해석자와 함께 나타날 것이다.”

이와 같이 4QMidEsch에서 함축적으로 “하느님의 아들”로 표현된 메시아는 4Q246에서 명시적으로 “하느님의 아들”과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로 묘사된다. 따라서 4Q246의 구조 안에서, ii열 1행의 “하느님의 아들”과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은 메시아를 가리키며, ii열 5행 이하에서 발견되는 3인칭 남성 단수 접미사(“그의 통치”, “그의 모든 길들”, “그는”, “그에게”, “그의 힘”, “그를 위해”, “그의 손에”, “그의 앞에”, “그의 지배”)는 바로 이 메시아를 지시한다.

이와 같이 4Q246이 비록 쿰란 공동체의 형성 이전에 저작되었을지라도, 이 사본의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 사상은 2사무 7,14; 시편 2,7; 89,27-30; 110; 즈카 9,9-10 등에 나타나는 구약성경의 전승들에 근거한 쿰란 사본의 왕적 메시아 개념과 동일한 사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4Q246을 통하여 “하느님의 아들”과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는 호칭이 제2성전 시대 팔레스티나 유다이즘의 묵시문학적 맥락 안에서 메시아적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곧 이 호칭들은 그리스도교 이전에 이미 유다이즘 안에서 사용되었다. 또한 4Q246의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마르 5,7; 루카 8,28 등에 나타나는 동일한 표현이 팔레스티나적인 배경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증한다. 그리고 4Q246과 루카 1,32-35과의 관련성은 매우 개연성이 높다. 루카 복음서의 맥락 안에서 “하느님의 아들”과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은 이스라엘을 다스릴 다윗의 자손, 곧 임금으로서의 메시아를 가리킨다.


송창현(미카엘)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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