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낯선 분] 하느님의 아들에 관한 사본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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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 낯선 분] 하느님의 아들에 관한 사본 연구
  • 송창현 신부
  • 승인 2017.10.2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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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아들” 논쟁 - 3
쿰란 발굴현장

쿰란 사본 연구의 세계적인 거장인 유제프 밀릭(J.T. Milik)은 1972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공개 강연에서 “하느님의 아들”이 등장하는 4Q246 사본을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그 후 이 사본에 등장하는 인물의 정체에 대한 많은 논란이 계속되었다.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의 에밀 퓌에쉬(É. Puech) 교수가 4Q246의 발표 책임을 맡게 되었다.

그는 1992년과 1994년에 사본의 예비판을 발표하고(É. Puech, “Fragment d'une apocalypse en araméen (4Q246 = pseudo-Dand) et le ‘Royaume de Dieu’”, RB 99(1992), 98-131; É. Puech, “Notes sur le fragment d'apocalypse 4Q246 - ‘le fils de Dieu’”, RB 101(1994), 533-558), 마침내 1996년 DJD 22권에 공식판(É. Puech, “4QApocryphe de Daniel ar”, E. Puech, et al., DJD XXII, Oxford: Clarendon, 1996), 165-184)을 발표하였다.

우리는 4Q246에 대한 학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이 사본이 역사적 예수와 신악 성경의 “하느님의 아들” 이해에 어떤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하느님의 아들” 본문(‘Son of God’ Text)이라고 불리는 4Q246에 대하여 살펴보자. 4Q246은 두 개의 열(columns)로 구성된 하나의 단편 사본이다. 그 크기는 최대 가로 14.1cm, 세로 8.8cm이며, 둘째 열은 온전히 보존되어 있으나 첫째 열의 반은 훼손되어 있다.

사본을 자세히 관찰하고 본문의 문맥을 이어보면, 사본의 첫째 열 앞에 놓여있을 다른 열과 둘째 열에 이어져 있는 또 다른 하나의 열을 추정할 수 있다. 즉 첫째 열에 남아있는 부분의 내용을 살펴보면 최소한 한 개의 열이 첫째 열의 앞부분에 있었으리라고 추정되며, 둘째 열의 끝부분은 서로 다른 새로운 가죽과 연결되어 있었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 이러한 관찰의 결과로 4Q246은 최소한 전체 네 열로 된 사본이었을 것이다.

사본 연구에는 정밀한 고문서학와 금석학의 방법론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사본의 필사 시기 추정을 위해서는 필체 연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4Q246의 필체는 후기 정형 하스모네아 필체 혹은 초기 헤로데 필체와 전형적인 초기 정형 헤로데 필체 사이의 것으로 간주된다. 즉 기원전 50-25년경에 필사된 4QSama, 1QIsb와 기원전 30-1년경에 필사된 1QM의 중간 시기일 것이다. 따라서 4Q246 사본의 필사 시기는 기원전 25년경으로 추정된다.

한편 사본의 필사 시기는 그것의 저작 시기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4Q246의 i열 2행에서 발견되는 수정들은 이 사본이 원본이 아닌 복사본 중 하나임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사본의 정확한 저작 시기를 추정하기 위해서 본문의 내적 증거, 즉 본문 내용의 연구가 방법론적으로 필수적이다. 따라서 4Q246의 저작 시기는 본문 분석의 과정을 통하여 더 명확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사본이 쿰란의 제4 동굴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쿰란 공동체의 작품일 수는 없지만, 이 사본이 당시 쿰란 공동체 구성원들에 의해 필사되고 읽혀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4Q246이 쿰란 공동체의 작품인지, 즉 에세네파의 작품인지를 명확히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이 사본의 언어적 특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이 사본이 아람어로 쓰였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쿰란 사본들 중에서 아람어로 쓰인 묵시문학적 작품은 대부분 쿰란 공동체가 형성되기 이전의 것들이다. 그리고 4Q246 본문의 언어적, 어휘적 특성은 쿰란의 다른 문헌들보다 오히려 다니엘서에 더 가깝다.

사실 히브리어로 쓰인 1QM과 4Q246의 어휘적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4Q246과 마찬가지로, 1QM I 5; III 13의 하느님의 백성은 종말론적 전쟁 이후 구원의 수혜자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러한 몇몇 어휘적 유사성을 근거로 1QM과 4Q246이 문학적, 어휘적으로 서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즉 이러한 관계를 확대하여 4Q246과 1QM이 상호의존하고 있음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 두 본문이 공통적으로 다니엘서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송창현(미카엘)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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