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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 낯선 분] 예수의 형제 야고보의 유골함예수와 고고학 - 14

2002년 프랑스 파리의 고등 연구원(EPHE : Ecole Pratique des Hautes Etudes) 역사·문헌학 분야 교수인 앙드레 르메르(André Lemaire)는 <Biblical Archaeological Review>(성경 고고학 평론)에 놀라운 논문 하나를 발표하였다.

그에 의하면, 기원후 1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회석 유골함(Ossuary)이 이스라엘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유골함에는 “야고보, 요셉의 아들, 예수의 형제”라는 아람어 명각(inscription)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르메르의 주장에 따르면, 여기서 언급된 야고보는 신약성경과 요세푸스가 전하는 “나자렛 예수”의 형제 야고보일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후, 르메르의 주장은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을 뿐 아니라 많은 언론매체와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르메르의 주장 이후 학자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논쟁을 진행하였다. 첫째 논점은 야고보 유골함의 고고학적 진정성(眞正性)의 문제이고, 둘째 논점은 유골함에 새겨진 아람어 명각에 대한 진위성(眞僞性)의 문제이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2002년 10월 21일 주후 10-70년경에 사용되던 고대 아람어 서체로 ‘야고보, 요셉의 아들, 예수의 형제’(Ya’akov bar Yosef akhui Yeshua: 야아코브 바르 요세프 아큐이 예슈아)라는 글을 새겨 넣은 길이 약 50㎝ 크기의 유골함이 예루살렘의 한 동굴에서 도굴된 후 이스라엘의 한 개인 소장자에 의해서 비밀리에 보관되어 왔음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만일 르메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유골함은 역사적 예수를 언급하는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발견이 될 것이며, 예수와 야고보의 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이 유골함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통하여, 유골함과 명각의 진위를 검증하고, 그것의 고고학적,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려 한다. 만일 이 유골함의 명각이 진품이고, 그것이 예수의 형제 야고보를 가리킨다면, 우리는 야고보 생애의 몇몇 중요한 측면을 확인하는 참으로 의미있는 유품을 가지게 된다.

한편, “야고보, 요셉의 아들, 예수의 형제”라는 아람어 명각에 대한 연구는 예수와 야고보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학자들은 “예수의 형제”라는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기원후 1세기의 배경 안에서 분석함으로써 야고보의 정확한 정체성에 논쟁의 초점을 두고 있다. 이 “형제”라는 단어를 넓은 의미로 해석한 가톨릭의 전통과, 좁은 의미로 해석한 개신교 전통의 치열한 논쟁의 역사 안에서 이 야고보 유골함은 논쟁의 실마리를 새롭게 제공하는 중요한 증거이다.

우리는 이러한 맥락에서 야고보가 언급된 유골함과 명각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역사적 예수와 야고보 연구를 위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약성경과 요세푸스의 작품들에서 “예수의 형제”로 언급되어 있는 야고보를 연구 하는데 있어서 이 유골함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앙드레 르메르는 2002년 처음으로 야고보의 유골함에 관하여 발표한 이후 여러 논문을 통해 명각에 언급된 야고보가 역사적 예수의 형제라는 자신의 가설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르메르는 텔아비브에 사는 이스라엘 골동품상 오데드 골란(Oded Golan)이 이 유골함을 그에게 소개하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골란은 이 유골함을 팔레스타인 골동품상으로부터 구입하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유골함은 고고학적 발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 혹은 그 부근에서 발견되었던 것을 개인이 소장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석회석으로 만들어진 이 유골함은 직사각형의 모양으로, 아래 부분 길이가 50.5cm, 윗 부분 긴 길이가 56cm, 높이 30.5cm, 너비 25cm, 두께 2.5cm이다. 르메르는 이 유골함이 기원전 20년 경에서 기원후 70년 경 사이의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유골함의 명각은 단어들 사이에 여백없이 20자의 아람어로 새겨져 있다. 이 명각은 길이 19.5cm, 높이 9mm로 매우 정성스럽게 새겨진 정방형의 고전적 서체로 새겨져 있다. 특히 이 글자 중에서 세 글자 알렢, 요드, 달렡은 흘림체로 쓰여졌는데 그 시기는 기원전 70년보다 이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송창현(미카엘)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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