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다른 이들을 위하여 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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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다른 이들을 위하여 죽기
  • 헨리 나웬
  • 승인 2017.08.29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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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나는 왜 살아 있는가?... 이 질문이 나를 나의 소명의 핵심으로 데려간다. 나의 소명은 하느님과 하나되려는 뜨거운 갈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의 충만함을 그리워하면서 그분의 사랑을 계속 선포하도록 요청받는 것이다.

죽음과 대면하는 것은 이러한 소명에 따라오는 긴장을 더 잘 이해하도록 나를 도와준다. 분명히 소명에 동반되는 긴장은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기 위하여 더 깊이 살아가야 할 긴장이다. 죽음에 대해 내가 배운 것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죽도록 요청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주 단순한 진실은 내가 죽는 방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내가 많은 분노와 회한을 갖고 죽는다면, 남겨진 나의 가족과 친구들은 혼란, 죄책감, 부끄러움 혹은 취약함 속에서 괴로워 할 것이다.

죽음이 가까이 왔다고 느꼈을 때(최근에 거의 죽을 뻔한 경험에서), 나는 갑자기 내가 남겨야 할 사람들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깨달았다. 내가 살았던 삶에 대해 감사하며, 기꺼이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고 참으로 말할 수 있다면,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기쁨과 평화 속에서 계속 살아갈 것이며 나를 부르는 예수가 어쨋건 나의 삶에 속했던 모든 사람들을 인도할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만일 내가 할 수 있다면, 죽음의 시간에 살아있는 동안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진실하고 영적인 자유를 그들에게 드러낼 것이다. 나는 죽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삶의 행위임을 깊이 깨달았다. 죽음은 내가 다른 사람들을 죄책감에 묶어 놓든가 아니면 그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되든가 하는 사이의 선택을 의미한다. 죽어가는 것은 뒤에 남겨놓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예수를 통하여 하느님과 일치하려는 나의 깊은 갈망은 인간관계에 대한 실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참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죽는 것이 다른 이들에 대한 나의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는 진실을 분명히 깨닫는 데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삶은 긴 준비의 여정이다. 진실로 다른 이들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고 죽는 준비를 하는 여정이다.

죽음은 작은 죽음들의 연속인데, 그 작은 죽음들을 대하며 우리는 수많은 형태의 집착들을 내놓고,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살아가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도록 요청받고 있는 것이다.

­「거울 넘어」에서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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