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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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시간
  • 죠안 치티스터
  • 승인 2017.08.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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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찾는 이들을 위한 지혜-5

포에만 원장은 피오르 원장에게 그가 매일을 신선하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삶에 있어 가장 어렵지만 또한 가장 맛스러운 요소들 중의 하나는 해야한다는 우리의 책임감이외에 다른 이유가 없어도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하는 담담한 예술이다. 매일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직면하고 계속 살아가는 것은 특별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일상의 삶 속에서 우리는 우리자신의 기개를 증명한다. 그리고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쉬운 것은 삶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다. 누구나 달아날 수 있고, 모든 사람은 때때로 달아나고 싶어한다. 메마르고 열매가 없는 삶의 주기들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은 메달감도 아니며 명예도 얻지 못한다 삶이 다른 어떤 곳에서는 훨씬 더 흥미롭고 보상적인 것처럼 보일 때에 어려운 부분들을 그냥 내려놓고 싶은 유혹, 일상의 열기로부터 사라지고 싶은 유혹, 일상의 지루함, 압력과 건조함으로부터, 그리고 느껴지는 일상의 무의미함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유혹을 겪는다.

 

사진출처=pixabay.com

마지막에는 물론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런 과정을 이겨나간다. 그러나 다른 아무 곳에도 갈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그냥 머문다면 그건 적절한 답이 아니다. 일상이 참으로 관상이라는 인식아래 우리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는 곳에 머무는 것일 때 차이가 나타난다. 그 때에 있음은 참아낸다는 것 이상이 되어 머무는 것 자체가 가능하게 된다.

규칙성은 모든 세기, 모든 전통의 영적 생활에 있어 한 특징이 되어왔다. 베네딕도회의 규칙은 기도, 노동 그리고 일상의 수도생활에 중추를 이루는 독서라는 일정에 근거하고 있다. 왜? 영적 생활이란 지루한 것이기 때문에? 아니다, 영적인 생활이란 한결같아야 하고 중심이 있어야하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영적 실천의 일상성, 일상생활 속의 실천은 마음에 촛점을 두게 하고 정신을 집중시킨다. 쉴새 없는 동요, 끝이 없는 다양함, 계속되는 신기로움, 쏟아져 나오는 소도구와 허접 쓰레기들, 낯설고 익숙치않은 것들로 가득찬 삶은 영혼을 불안하게 하고 내적인 비젼을 조각 낸다.

일상, 정해진 일과, 똑같음은 더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마음을 자유롭게 한다. 사막의 수도승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애덕을 실천하기 위하여 매일 바구니를 엮었다. 그리고 바구니들이 팔리지 않았을 때에는 그것들을 풀고 다시 짜기 시작했다. 목적은 육체를 바쁘게 움직이고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었다. 무심하게 일하는 것-잔디를 깎고 복도를 청소하며 유리창을 닦는 것-은 정신이 충만하고 마음이 하느님께로 가는 길을 찾는 레이저 광선 같을 때 짐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하느님께로 데려갈 피정, 섬김, 큰 모임을 기다리고 있으나 하느님은 우리와 늘 함께 계신다. 다만 우리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에 너무나 여념이 없고 너무나 분리되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리저리, 이것에서 저것으로 뛰어다니고 이 생각 저 생각에 둘러싸여 있어 매일매일의 평범함 속에서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 영혼에 휴식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영혼을 가장 필요로 할 때에는 영적인 굶주림 때문에 그것이 죽어 가는 것을 보게 된다.

일상은 하느님의 일을 위하여 우리를 자유롭게 해준다. 중요한 것은 정신과 마음을 기도와 독서로 준비시키는 것, 삶의 일과들을 성찰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은 기계적이고 무심한 순간들 속에서 우리의 의식적인 노력 속에 현존하실 수 있다. 매일 관상가는 새롭게 시작하며, 삶의 의미의 심연 속에 들어가려고 다시 노력하며 우리가 알아차리기만 하면 우리주변 어디든지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속으로 또 다시 사라진다.

관상가가 되려면 하느님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삶의 일과들, 매일의 무미건조함-왕래, 청소, 음식하기, 기다리는 시간 등-은 관상하기 위한 공간들로 주어지는 선물이다. 그 때에, 세상은 우리주변에서 마음대로 돌아가도, 하느님에 대한 생각은 우리 안에 자리잡는다. 그 때에 우리는 다양함, 잡다함, 변화, 정신없이 소용돌이치는 세계가 가져오는 혼돈에 대해 준비가 되는 것이다.

관상가가 되기 위하여 우리는 매일매일 다시 시작하는 것, 일상을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만드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원출처] <Illuminated Life, Monastic Wisdom for Seeker of Light>, Joan Chittister
[출처] <참사람되어> 200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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