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다운증 아이의 출산, 무력함으로 오신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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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다운증 아이의 출산, 무력함으로 오신 그분
  • 헨리 나웬
  • 승인 2017.07.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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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3시경, 내 여동생이 네덜란드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내 제수가 딸을 낳았는데 다운증을 갖고 태어났다는 소식이었다. 한 주 전에 나는 피트 러기르의 이웃사람 집에서 본 어느 다운증 아이에 대하여 글을 썼다. 또 어제는 월 스트리트 져널지에서 그 아이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오늘 나는 똑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조카를 보고 있다.

나는 네덜란드에 전화해서 제수와 말했다. 아기는 다섯 시간 전에 태어났는데 의사들은 즉시 장애에 대해 엄마에게 알렸다고 했다. “로라와 함께, 우리의 삶은 이제부터 매우 달라질 겁니다”하고 제수가 말했다. 남동생 로렌트는 내가 전화했을 때 병원에 없었으나 여동생과 제수는 동생이 얼마나 실망했는지 말해주었다.

나는 아직도 이 소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있다. 남동생과 제수의 삶에서 중심이 될 이 작은아이에 대해서 그리고 그 부부가 전혀 꿈꾸지 않았던 세계로 데려갈 이 아이 말고 다른 것에 대해선 생각할 수가 없다. 그 세계는 끊임없는 보살핌과 관심의 세계이며, 매우 미소한 변화밖에 볼 수 없는 세계이며, 새로운 느낌과 감정 그리고 사고의 세계이고 “정상적”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세계에서 오는 애정의 세계가 될 것이다.

나는 이 부부의 사랑이 시험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 단지 새로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사랑 그리고 두 살 난 딸 사라에 대한 사랑까지 시험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오늘밤 그들의 사랑이 새로 태어난 로라 때문에 성장할 수 있기를 그 아이 안에서 그들의 삶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하기를 기도한다.

로라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아이가 될 것이다. 우리 가족에는 소위 “연약한”아이가 전혀 없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열심히 일하고, 야망이 있고, 성공적이며 우리 가운데 거의 아무도 무력함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로라가 우리에게 와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 약함과 부서짐, 연약함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의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다.

항상 어린이로 남아 있을 로라는 아무도 결코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쳐 줄 것이다. 나는 동생부부가 로라와 함께 할 긴 여정에 어떤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로라가 우리 모두를 서로 더 가까이 그리고 하느님께 더 가까이 이끌어 주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

­「감사!」에서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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