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애도, 하느님의 연민이 탄생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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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애도, 하느님의 연민이 탄생하는 자리
  • 헨리 나웬
  • 승인 2017.06.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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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애도를 연민에 이르는 길로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 애도는 나에게 세상의 죄악이 ­나의 죄악까지 포함하여 ­내 마음을 관통하도록 허용하며, 그 죄악을 위하여 많은 눈물을 흘리라고 요청한다.

많은 눈물 없이 연민은 있을 수가 없다. 나의 눈에서 샘물처럼 터져 나오는 눈물이 될 수 없다면, 적어도 나의 마음에서 솟아 나오는 눈물이 되어야한다.

하느님의 자녀들이 지닌 외고집, 우리의 욕망, 탐욕, 폭력, 분노, 회한을 생각할 때, 그리고 그것들을 하느님의 마음의 눈으로 꿰뚫어 볼 때에 나는 울 수밖에 없고 비탄 속에서 울부짖음만 나온다:

“나의 영혼이여,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고통을 가하려고 하는 것을 보라; 동료들에게 해를 끼치기 위하여 음모를 꾸미는 이 사람들을 보라;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그 부모들을 보라;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이 지주를 보라; 매맞은 여인들, 혹사된 남자들, 버려진 아이들을 보라. 나의 영혼이여, 세계를 바라보라; 강제수용소, 감옥, 양로원, 병원을 보고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여 보라.”

이런 애도는 기도하는 것과 같다. 이 세계에는 진정으로 애도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그러나 애도는 마음의 훈련으로서 세상의 죄를 보고 자유로 사랑을 꽃피우지만 지불해야 할 슬픈 대가가 바로 애도 자체임을 알고 있다.

나는 기도의 대부분이 애도임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 이 애도는 인간의 죄가 너무나 막중하기 때문에만 깊은 것이 아니라, 또한 ­그리고 더욱 더­ 거룩한 사랑이 너무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깊은 것이다.

오로지 연민이라는 단 하나의 권위를 갖고 있는 아버지 하느님처럼 되기 위하여 나는 수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들의 여정이 어떻든지 간에 모든 사람을 내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하고 그런 마음으로부터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

­「돌아온 탕자」에서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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