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낯선 분] 겐네사렛과 카파르나움, 예수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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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 낯선 분] 겐네사렛과 카파르나움, 예수의 땅
  • 송창현 신부
  • 승인 2017.06.11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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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고고학 - 5
갈릴래아 호수에서 고기 잡는 사람들. 사진=한상봉

성경 이외의 고대 문헌 중에서 갈릴래아 호수에 대한 묘사하는 것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의 <유다 전쟁사>이다. 요세푸스는 기원후 38년경에 태어나 100년경에 죽은 유다인 역사가였다. 그는 로마 제국에 대항하여 66-70년에 일어난 제 1차 유다 봉기의 시작, 진행, 결과 등에 관한 역사 기록인 <유다 전쟁사>를 75년에서 79년 사이에 저술하였다. <유다 전쟁사> 3권 506-509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겐네사렛 호수라고 불리는 것은 인접한 지역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호수의 너비는 40 스타디온, 길이는 140 스타디온 정도이다. 길다란 형태인 호수로 물맛이 달아 식수로 적합했다. 호수의 물은 두터운 침전물이 있는 늪지대의 물보다 더 맑고 깨끗했는데 이는 호수 전체를 둘러 자갈이나 모래로 이루어진 둑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길어 올린 물은 항상 적당한 수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물이나 샘물보다 맛이 부드럽고 시원하다. 넓은 호수의 물 치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지역 주민들이 여름날 밤에 하는 것처럼, 호수의 물을 떠서 공기 중에 놔두면 눈같이 차가워진다. 이 호수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은 그 맛과 모양이 다른 곳의 물고기들과는 다르다. 호수 한가운데는 요르단 강이 가로지른다.”

그리고 <유다 전쟁사> 3권 516-518에는 갈릴래아 호수, 즉 겐네사렛 호수 북서쪽에 있는 겐네사렛 평야에 대한 묘사가 있다.

“겐네사렛 호수 주위에는 겐네사렛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뛰어난 지역이 있다. 이곳의 토양은 매우 비옥하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고 주민들은 모든 종류의 작물을 재배한다. 기후도 다양한 종류의 작물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다른 식물에 비해 특히 서늘한 기온을 필요로 하는 호두나무가 대량으로 재배된다. 높은 기온에서 잘 자라는 종려나무들 근처에는 온화한 기후를 좋아하는 무화과와 올리브나무가 자란다. 여러 작물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게 하는 자연의 내기 광경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사계절이 서로 우아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곳의 토지는 함께 재배할 수 있다고 생각조차 못할 다양한 과실을 맺게 할 뿐 아니라 잘 익은 열매가 오랫동안 열릴 수 있게 해준다.”

카파르나눔에 있는 베드로 장모의 집터. 사진=한상봉

 

갈릴래아 지방의 나자렛 출신인 예수는 그곳을 떠나 카파르나움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마태 4,13). 그 후 카파르나움은 예수의 갈릴래아 활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래서 카파르나움은 “예수님께서 사시는 고을”(마태 9,1)로 불린다.

마태 4,13에서 “즈불룬과 납탈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곳으로 소개되는 카파르나움은 갈릴래아 호수의 북서쪽에 위치한다. 이곳은 다마스쿠스에서 티로(Tyre)로, 메소포타미아에서 알렉산드리아나 로마에 이르는 길에 위치한다. 갈릴래아와 다마스쿠스를 연결하고,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연결하는 큰길이 지나갔다.

헤로데 대왕이 죽은 이후 카파르나움은 헤로데 안티파스가 통치하는 지역에 속하였는데, 필리포스가 다스리던 지역과의 경계에 위치하였다. 그래서 상업, 어업, 무역이 성행하고 번창하였던 그 곳에는 로마 군대의 주둔지(마태 8,5 이하), 세관(마태 9,9 이하)과 회당(마르 1,21)이 있었다.

구약성경에는 카파르나움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카파르나움이라는 지명은 히브리어로 “나훔의 마을”을 의미하는 케파르(Kefar) 나훔(Nahum)에서 유래하였다. 그러나 이 나훔이 구약성경의 유명한 예언자 나훔과 동일한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른 나훔이라는 인물일 가능성이 더 많다.

카파르나움은 기원후 1세기의 신약성경 복음서와 요세푸스의 작품에서 언급된다. 그곳에는 베드로와 안드레아의 집이 있었다(마르 1,29). 마태 4,14-16은 예수가 카파르나움에서 활동한 것을 이사야의 예언(이사 8,23-9,1)이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한다 : “즈불른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송창현(미카엘)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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