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사건은 현재진행형
상태바
예수 사건은 현재진행형
  • 짐 포레스트
  • 승인 2017.05.16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복의 사다리-3

"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요 들어보지 못한 역설이여: 볼 수 없는 것이 보여지고 만질 수 없는 것이 만져지며 영원한 말씀이 우리의 말이 되고 시간이 없는 걸음들이 시간 속으로 들어온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이 되셨도다."

- 니싸의 성 그레고리오

사진출처=iconart.com.ua

우리는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이것이 신약의 중심적인 질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처, 간디 혹은 마르틴 루터 킹 목사 등 역사의 위대한 교사들 중의 한 사람인가 아니면 하느님이 육화한 존재인가? 그리스도는 오래 된 과거 속에 깊이 묻혀있고 다만 그의 삶과 행적이 그리스도교라는 종교를 발생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던 그런 존재인가? 그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과거형으로 쓸 것인가 혹은 현재형의 표현을 쓸 것인가?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는 확실히 과거형으로 말해진다. 수많은 책들은 오래 전에 죽은 랍비 예수에 대해 쓰고 있다. 예수는 복음서들이 밝혀주는 것보다 더 감춰진 사람으로 간주되어, 그의 실제 이야기와 가르침들은 성서에 관한 자료와 기타 오래 된 자료들을 엄격하게 한 줄, 한 줄 조사해서 전설과 초자연적인 모든 설화들을 다 떼 내고, 마침내 어떤 구절과 이야기들만 믿을 수 있는 것들이며 따라서 진짜라고 판정되는 그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존재이다.

그리고 나서야 현대의 독자들은 나자렛 예수가 일찍 찾아온 죽음과 매장 이전에 실제로 행했고 말했던 어떤 것에 대해 신뢰할만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예수의 처형과 매장의 사건들은, 초기교회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용기와 선행 속에서 그의 가르침과 삶의 방식이 지속된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던 부활의 이야기들과 함께 감추었던 사건들이었다. 복음서에 기록된 기적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이거나 그 사건들을 목격했던 당사자들에게만 기적이었던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다.

“그들은 예수를 각주라는 돌로 쳐서 죽이고 있어요”라고 보스톤의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로마인들이 십자가로 했던 것보다 처형이라는 일을 더 잘 해내고 있어요.” 하고 그는 덧붙였다.

어떤 사람들에게 예수는 현재형으로 존재한다. 그들에게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항상 자신들과 함께 있고 살아 계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분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며 살아가는”(사도행전 17,28) 생명의 원천이시다. 그런 사람들은이 교회를 복음서의 성실한 후견인으로 또한 복음서가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신약성서를 저술한 사람들은 복음서에 나오는 그리스도를 믿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공감한다. 복음서의 저자들은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제자들이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예수가 가르치기 시작하자마자, 그분은 어떤 특별한 권위를 갖고 말하는 사람으로, 영감을 주는 교사로, 분명히 지도자로, 필시 예언자로, 아마도 유대인들을 해방시키고 이끌어갈 하느님이 보내 준 메시아로 여겨졌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들이 목격했던 사건들을 되돌아보면서 성령강림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예수 부활 당시에는 그저 희미하게만 알고 있었던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출처] 짐 포레스트(Jim Forest)가 쓴 <진복의 사다리>(The Ladder of the Beatitudes, Orbis, 1999)(<참사람되어> 2002년 10월호 번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