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테 콜비츠, 혁명적 평화주의 판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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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 콜비츠, 혁명적 평화주의 판화가
  • 로버트 엘스버그, 임선영 역
  • 승인 2017.04.23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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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 4월22일, 예술가 Käthe Kollwitz, 1867-1945

“언젠가 새로운 이상이 등장하여 이 세상 모든 전쟁이 사라질 것이다. 나는 이를 확신한다.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Käthe Kollwitz,

케테 콜비츠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이며 스스로 인정한 사회주의자이자 평화주의자였다. 그녀의 작품세계에서 사회주의와 평화주의는 단순한 이념 수준이 아니었다. 이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도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확실하게 표현하였으며 죽음을 우상화하는 현실에 저항하는 정신을 강조하였다.

콜비츠는 1867년 동프로이센 쾨니히스베르크(Konigsberg)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생애 대부분을 베를린에서 지냈으며 남편 칼 콜비츠(Karl Kollwitz)는 의사로 주로 도시 노동자 계급을 진료했다. 그녀는 남편의 환자를 모델로 많은 드로잉과 석판화를 제작하였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개인적 투쟁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묘사하는데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묘사한 굶주림과 실업, 가정 폭력과 강요된 절망 등은 20세기 예술 중 가장 가슴 아픈 장면들이다.

콜비츠는 특히 여성의 경험, 그중에서도 모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많은 드로잉 작품에서 아이와 함께 있는 여성의 즐거움을 묘사했다. 하지만 어린 자식을 보호하고자 맹렬하게 저항하는 어머니와 분노한 어머니들이 갖고 있는 잠재적 파괴력도 표현했다. 이는 콜비츠 자신의 이야기였다.

그녀의 막내아들 피터가 1차 세계 대전에서 전사하였다. 아들의 죽음으로 "천둥과 같은" 충격을 받았으며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피터는 뿌려지지 말아야 했던 씨앗이었다."라고 썼으며, 자식을 잃은 이 슬픔을 평화운동에 헌신하고 모든 전쟁에 대항하는 열정으로 승화시켰다.

Käthe Kollwitz,

러시아에서 일어난 공산주의 혁명과 독일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혁명 투쟁에 관심을 가졌으며 , 판화 연작물을 통해 16세기 실패한 농민 혁명과 기념하고 농민들의 어머니이자 혁명의 주체였던 신화적 인물 블랙 아나(Black Anna)를 찬양했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을 겪고서, 그녀의 사회주의에 대한 헌신은 혁명적 평화주의로 바뀌었다.

전쟁 후 딕스머드(Dixmuiden) 근처 군인 묘지에 설치할 전쟁 기념물 제작에 몰두하였다. 수년 간의 작업 끝에 1932년 마침내 조각품 <애도하는 부모들>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자신과 남편 칼을 모델로 했으며 헛된 인생을 관통하는 슬픔을 인상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이후 콜비츠는 작품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꾸준히 노력했으나 나치의 등장으로 작품 전시가 금지되었으며 나치가 지배하던 베를린에 머물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견뎌내야만 했다. 1940년 남편이 세상을 떠났으며 2년 후 전사한 막내아들 피터의 이름을 딴 손자 피터 역시 전사했다. 

Käthe Kollwitz

그녀는 개인적 사명감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남긴 글에 따르면 "문화는 각 개인이 자신의 의무를 완수할 때에 태어난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이 의무를 인식하고 완수한다면 진실함이 드러날 것이다. 세상의 문화는 결국 사명감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1945년 4월 손녀가 그녀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평화주의자냐?"라고.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평화주의자는 전쟁 반대자 그 이상이며, 이는 새로운 이상이며 인류에 대한 사랑이다."라고 말했다.

케테 콜비츠는 휴전을 며칠 앞둔 4월 22일 세상을 떠났다.


원문 출처: <모든 성인-우리시대를 위한 성인, 예언자, 증인들>(All Saints), Robert Ellsberg, crossroad, 1997, p178-179
번역: 임선영 아우구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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