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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가득한 대선 시기에 "생태정의" 생각한다

[황인철 칼럼]

하늘이 뿌옇다. 미세먼지가 봄하늘을 덮고 있다. 안심하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 수 있는 날 수가 손에 꼽을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대기환경 관련 '삶 지수'에서 한국을 최하위로 꼽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미세먼지는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많은 환경이슈들은 인간 삶의 안전과 직결된다. 해마다 반복되는 4대강의 독성녹조는 먹는 식수의 안전성을 크게 위협한다. 지진대 위에 세워진 핵발전소는 크고 작은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볼 수 있듯이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은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사진출처=nanodron.co.kr

한국사회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안전한 사회 건설이 커다란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환경과 안전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태도는 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석탄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59기가 가동 중에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3일 전국 최대 석탄화력 밀집지역인 당진시에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당진에코파워)를 추가로 승인했다. 석탄화력을 줄이기는 커녕, 새로운 발전소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기 위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고, 작년 12월 입법예고된 바 있다. 그러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전을 희생해서라도 이윤이 먼저라는 자세는 여전한 것이다. 특정한 이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들에게 위험을 강요한다는 측면에서 이는 정의에 어긋난다.

환경문제는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초창기 환경운동은 "공해추방"을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곧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오염을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한편 환경운동의 관심은 인간이라는 범위를 넘어선다. "생태계 보존"이 그것이다. 인간 이외의 생명들도 마땅히 그 가치를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2천 만 종에 달하는 생물종은 무서운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 2050년이 되면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생물종 감소의 주요원인제공자는 바로 인간이다.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이 또한 인간이 원인제공!)이 수많은 생물종을 지구에서 사라져가게 하고 있다. 자연의 입장에서 인간은 불의를 저지르는 범죄자에 가깝다.

대선 시즌이다. 후보들마다 각종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원전과 미세먼지 문제 상대적으로 대선 캠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큰 틀에서의 환경 이슈는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다. 특히나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은, 지역의 "개발문제" 앞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입을 다물게 된다. 소위 민주정부라 불렸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계속되었던 새만금 사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어느 정부에서든 생태환경 문제는 경제논리 앞에서 주변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항상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의 조기 대선은 촛불이 가져온 결과다. '적폐청산'이든 '정권교체'든, 그리고 "개헌"이든 그것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 곧 시대정신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촛불이 보여준 시대정신은 "정의"라고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환경 위기와 사회위기라는 별도의 두 위기가 아니라, 사회적인 동시에 환경적인 하나의 복합적인 위기"(찬미받으소서 139항)임을 강조한다.

소수의 이윤을 위해 자연과 시민의 안전을 희생하는 것은 명백한 불의다. 그래서 생명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야말로 정의다. 그리고 이 정의로움은 인간 종의 테두리를 넘어 모든 생명을 향해야 한다. 지구는 "우리 공동의 집"(찬미받으소서 13항)이며 모든 생명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찬미받으소서 13항)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정의와 생태정의는 함께 가야하는 이유다.

2008년 에콰도르는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헌법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2017년 3월15일 뉴질랜드 의회는 세계 최초로 강의 권리를 인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원주민 마오리족이 신성시 하는 황가누이 강이 인간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게 하는 법이다. 현재 한국의 법률체계에서는 "법인"이라는 형태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법적 인격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자연에 인간과 마찬가지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불가능할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국제사회는 생태환경의 가치를 헌법과 법령에까지 담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 촛불이 가져온 역사적 전환의 시기,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더욱 많아지고 활발해져야 한다. 사회정의와 생태정의가 함께 실현되는 한국사회의 미래를 희망한다.

 

황인철 마태오
녹색연합 환경활동가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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