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명상여행] 추울수록 휴대폰 접고 움직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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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명상여행] 추울수록 휴대폰 접고 움직이기
  • 재마 스님
  • 승인 2017.02.09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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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오고 추운 겨울이 다 지나간 것 같지만, 아직 눈이 쌓여 있고 바람은 차고 매섭습니다. 지난 한주 어떻게 지내셨나요? 북쪽에 사는 민족일수록 겨울의 보호 장구를 두르고 더 많이 밖으로 나가 맹추위와 혹독한 바람을 맞으며 움직인다고 합니다. 북유럽에 살다온 지인의 말에 의하면 한겨울 덴마크의 유치원에서는 눈이 쌓인 바깥 운동장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일상적으로 활발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그 들려오는 소리를 통해 덴마크의 밝은 미래를 상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파커 파머에 의하면 미국 북쪽 중서부 지방에서는 새로 이사 온 사람들에게 전통적으로 충고해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겨울 속으로 뛰어 들어가지 않으면 겨울 때문에 미쳐버릴 겁니다.” 지구의 북반구, 북극 가까이에 위치한 나라들의 겨울은 낮보다 밤이 훨씬 길어서 아침 9시가 넘어야 해가 뜨고 오후 3시가 지나면 해가 지고 어둡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사진출처=pixabay.com

춥고 어둡고 긴 겨울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겨울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춥고 어둡고 긴 겨울의 낮은 기압 때문에 우울과 불안이 엄습하며 죽음이 가까이 다가온 것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 인간들에겐 보호 장구를 튼튼히 하여 밖으로 나가 움직이는 것이 겨울을 나는 지혜입니다.

우리나라는 겨울이 그렇게 혹독하지는 않지만, 사계절이 뚜렷해 겨울의 맛을 보면서 지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이야기를 길게 쓴 것은 움직임에 관한 초대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즘은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 누구나 운동의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의 양을 증가시키고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를 개선시키고, 심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심혈관계를 건강하게 합니다. 또한 운동은 현존하는 어떤 약도 흉내 낼 수 없는 마법의 약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운동을 할 수 있는 우리의 소마는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하는 능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움직임에 대한 알아차림 없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현대 소매틱에서는 소마의 움직이는 원리를 활용하여 우리 몸이 스스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움직임을 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은 운동감각을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것에서 시작하고, 운동감각의 발달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운동감각은 신경계의 말단부분과 근육, 힘줄, 인대, 뼈, 관절의 끝에 있는 신경을 말하는데 이는 우리가 움직임을 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합니다. 귀 속에 있는 말초신경과 운동감각은 몸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알게 해줍니다.

현대안무가이자 움직임교육자인 안나 할프린은 움직임은 생명 그 자체이기 때문에 우리들이 운동감각을 강화하고 개발하면 흥분되고 흥미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댄서들과 배우, 운동선수들과 곡예사 등은 이 운동감각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컴퓨터와 휴대폰의 일반화로 예민해진 시각 외에 다른 감각의 둔화를 줄이고 운동감각을 함께 계발해야 합니다. 안나 할프린은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것을 매일 반복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붓다의 몸을 알아차리는 수행과 거의 비슷합니다.

이번 주 소마여행에서는 운동감각을 경험하는 할프린의 실험방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자신이 움직이는 감각에 좀 더 의존하기 위해서 방에서 두 눈을 감고 5분에서 10분 정도를 걸어 다녀봅니다. 알람을 맞춰놓고 시작하면 더 좋겠지요. 이때 무엇을 느끼고 알아차리는지 인식하면서 말입니다.

마치고 나면 알아차린 감각과 느낌, 기분 등을 빠르게 적어봅니다. 이 실험으로 자신이 어떤 감각을 의지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운동감각을 알아차리는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시각이 닫힐 때 다른 감각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계발되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머리로 알고 있던 것을 몸으로 체화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 한 주간 동안 움직이고 있는 자신에게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운전할 때, 거리를 걸을 때, 악수를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문을 열고 닫을 때, 전화기를 열고 닫을 때 움직이고 있는 자신에게 집중해보세요.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미지와 변화에 대해 문을 열어놓고, 자신과 더 깊이 만나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재마 스님
소마명상여행 길잡이,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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