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토회] 성무일도, "밤의 어둠 속에서 하루가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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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토회] 성무일도, "밤의 어둠 속에서 하루가 시작되고"
  • 에스터 드 왈
  • 승인 2017.01.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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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길] 시토회 수도자들의 전통 -5

기도는 시토 수도자의 생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가장 중요한 활동은, 마지막에는 유일한 활동이 되는 것은 기도의 삶이다. 이 기도에 양분을 주는 것은, 계속 생명력을 유지시키고 매일 그리고 매년 기도를 쇄신시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다.

말씀은 마음의 침묵 속에서 들어야 하는데, 말씀이 환영받을 수 있고 공간이 주어져 말씀이 창조적이 될 수 있는 자리에서 들어야 한다. 맨 처음부터 수도신부가 수도생활을 배우기 원하는 제자들에게 한 충고가 항상 ‘네 자신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였다. 마음은 아주 많은 다른 개념들이 있는 내적 공간이다: 내적 수도원, 마음의 동굴이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의 장소’인데 우리 각자가 특유하고도 신비로운 방법으로 이해할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그 비밀스럽고 숨겨진 공간으로 들어가면서 하루가 시작된다. 시토 수도회의 매일 일정은 아직 어두울 때에, 그 날의 첫 성무일도인, 때때로 조과(朝課, Matins)라고 불리는 경야(經夜, Vigils)를 위해 일찍 기상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시간은 겨울과 여름 사이에 차이가 있지만, 그러나 대략 형태는 다음과 같이 되어있다:

경야는 자정에서 새벽 4시 사이의 어떤 시간에 노래하게 된다. 찬과(讚課, Lauds)가 동틀녘에 이어지고, 그리고 아침은 제1시과(Prime), 제3시과(Terce), 그리고 제6시과(Sext)의 세 부분의 더 짧은 성무일도에 의해 나눠진다. 미사는 겨울에는 제3시과(Terce) 이후에, 여름에는 3시과 이전에 거행된다. 오후 시간은 오후 2시인 제9시과(None)와 오후 6시30분 경에 하루를 끝내는 종도(終禱, Compline)를 함께 하는 만과(晩課, Vespers)가 있다. 따라서 아침이 이어지는 심야에 공동체가 종소리로 깨어나고 그리고 곧 성가대로 밤계단을 통해 내려가고 나서 그들은 나머지 충만한 여덟시간의 쉼을 가지게 된다.

회칙은 ‘한밤중이 조금 지나서까지 자면 형제들은 소화가 완전히 된 다음에 일어날 수 있다’(8장)라고 말하고 있다. 밤의 어둠 속에서 하루가 시작되고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것은 암흑에서 빛으로의 움직임을 날마다 생각하게 한다. 그것은 잠과 죽음에서 새로운 삶으로, 십자가에서 부활로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파스카의 신비 그 자체를 상징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복음의 깨어있는 처녀들처럼 수도승은 계속 깨어 있고 방심하지 않고 신중하기 때문에, 그는 그리스도가 오심을 기다리면서 지나가고 있는 것과 앞에 놓여 있는 것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밤샘은 그들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잠든 세상을 위해서도 계속되는 지킴이다.

매일 아침 그들은 또한 세상이 신랑처럼 오시는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도록 잠에서 세상을 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긴급한지를 이 책무로써 선포한다 - 왜냐하면 만일 우리가 밤샘의 기쁜 성격, 결코 끝이 없을 새벽인 마지막 날의 축제의 함성: ‘오소서 주 예수여!’를 강조하지 않는다면, 밤샘(Vigils)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밤의 침묵 속에서 경야(經夜, Vigils)는 ‘주님, 제 입술과 제 입을 열어 당신을 찬양하게 하소서’라고 세 번 말하면서 시작하고, 뒤에 연속적으로 긴 시편이 이어지고, 각각의 독서가 이어지는데, 그러나 항상 첫 번째 시편은 시편 3장이 될 것이다:

자리에 들면 자나 깨나,
주님께서 이 몸을 붙들어 주십니다.

그 다음 기쁘고 경건하게 오라는 초대의 시편 94(95)장이 이어지는데, 일곱행의 시는 우리 모두를 위한 하루의 시작을 요약한 아름다운 언어들로 되어있다: ‘오늘 너희는 그의 말씀을 듣게 되리다’, 만일 베네딕도의 말씀 속에 있는 것처럼 ‘가슴의 귀를 가지고’ 우리가 들을 준비를 하고 듣는다면 이 구절은 매일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날마다 일깨우는 말이다. 사막에서의 이스라엘 백성의 경험은 마음이 굳어지고, 하느님께 불평하고, 경청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 주고 있다.

이 경청은 무엇보다도 시편의 정기적인 말씀과 성서의 독서 속에서 나온다. 경야(Vigils)의 성무일도 양식은 정기적인 간격들을 두고 공동체가 함께 하면서 하루종일 되풀이하는데, 이 경야는 가장 최우선으로 여겨지고 그것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인 하느님의 일을 하게 되므로 무슨 일을 하고 있어도 이 경야를 위하여 중단하게 된다.

찬과(Lauds)의 성무일도는 해가 뜨는 시간에 공동체를 다시 모이게 하고 보통 성찬례가 이어진다. 저녁에 만과(Vespers)의 성무일도가 될 때까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하루를 완성하는 종도(Compline)가 될 때까지, 일하는 낮이 시작됨에 따라 성무일도들은 더 짧아진다. 살베 레지나를 부르며, 공동체는 자신을 성모님의 보살핌에 맡기고 잠자리로 물러간다.


출처/1998년, 미국 메리놀회 출판사인 올비스에서 출판된 <단순함의 길(The Way of Simplicity)>을 참사람되어에서 2001년 4월에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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