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인생은 나그네길 인생은 나그네길 숨이 턱턱 막히고 잠 못 들게 하던 열대야도 막바지로 치닫는 것처럼 하더니, 가을빛이 완연하다던 9월의 초입, 저만치서 “풀잎에 흰 이슬 맺힌다.”라는 백로(白露)가 더위에 지쳐 어정거리고 건들거리는 우리를 가을 속으로 “어서 들어오라.”라고 손짓한다. 손짓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나는 시방 내가 똬리 틀고 살던 여기를 뒤로 하고 또 떠나야 한다. 누가 “인생은 나그넷길”이라고 했던가? 생각해 보면, 초등(국민)학교 시절을 빼놓고는 환갑 진갑 다 넘도록 이곳에서 저곳, 저곳에서 또 다른 곳으로 쉼 없이 정처(定處)도 없이 칼럼 | 신대원 | 2024-09-01 21:05 일본의 마음...진정 사람이란 숨결일 따름 일본의 마음...진정 사람이란 숨결일 따름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라는 처서(處暑)가 내일모레다. 본격적으로 가을이 냉큼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겠다. 이맘때면 농촌의 사람들은 “어정칠월 건들팔월”로 한가한 한때를 맞이하게 되지만, 농촌은 여전히 바쁘고, 이 땅은 한증막이다. 그래도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가을 냄새가 나는 것이 마음 설레기에 충분하다. 시인 정연복은 “8월의 시”에서 이맘때를 다음과 같이 아주 짧게 노래한다.올해도 어느새내리막에 속도가 붙는 중초록 이파리들단풍 들 날 멀지 않으니불볕더위의 심술 쯤너그러운 맘으로 용서해 주자.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자.” 칼럼 | 신대원 | 2024-08-26 03:44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가을이 들어선다는 입추(立秋)도 지났건만, 날씨는 여전히 한증막이다. 조금이라도 시원한 구석을 찾아 헤매 돌아보지만, 그래도 방구석만한 데가 없을 듯해 보인다. 팔월의 중순을 열어젖히는데 문득 “말복(末伏)”과 “광복절(光復節)”이 반긴다. 안동의 오래된 서원의 입구를 가보면,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데도 뜨겁게 피우는 붉은 꽃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에 하회마을 병산서원의 배롱나무가 일품이었다고 적었지만, 지금 시기처럼 더운 여름날에 핏빛 꽃을 피운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네 인간들의 인내심을 시험해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칼럼 | 신대원 | 2024-08-11 15:56 유용과 무용, 소금장사와 우산장사 유용과 무용, 소금장사와 우산장사 초복도 지났고, 이제 삼복더위 중에 중복(中伏)이 빤히 보이는 칠월의 하순 초입에 들어섰겠다. 홀연 “눈이 오려나 비가 오려나 억수장마가 지려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라는 한 구절이 생각나는 시간이다. 빗줄기는 갈수록 괴팍스럽게 오르락내리락하니, 시절을 종잡을 수 없지만, 그래도 이맘때면 농사일도 한시름 놓으며 약간의 휴식을 가질 때가 아니더냐? 휴식은 인간에게나 살아있는 온갖 생물에게는 꼭 필요한 “무용지용(無用之用)”이 아닐까? 말하자면 누구에게는 “쓸모없는 것(無用)”이겠지만, 또 누구에는 반드시 칼럼 | 신대원 | 2024-07-22 16:41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