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어진 길이라는 말이 따뜻하면서 아팠다 어진 길이라는 말이 따뜻하면서 아팠다 그 길은 산속에 점점이 박힌 산간 마을들을하나도 빠짐없이 다 챙겨서 가는 어진 길이었다.그 길은 멀리 굽이치며 돌아갔으나어떤 마을도 건너뛰거나 질러가지 않았다.(김훈 에세이 [자전거 여행] 중)지방도로를 달리다가 어떤 읍내를 만나면읍내 속으로 들어가는 길과읍내를 우회하는 길의 갈림길과 종종 만난다.그리고 차들은 그 읍내가 목적지가 아닌 이상,우회도로로 지나쳐 가기 십상이다.큰 길이 나면 언뜻 생각하기에그 지방 도시가 더 발전할 것 같지만오히려 더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하다 못해 가게에 들려 하드라도 하나 사서입에 물고 나와야 푼돈이 예술 | 허욱 | 2024-08-19 13:38 넌 살짝 고개를 떨구더구나 넌 살짝 고개를 떨구더구나 작업실 근처 경인미술관을 근거지로 삼는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검은 고양이인데, 중간중간 흰색이 섞였다.이 동네 고양이들과 세력다툼큰 싸움을 벌인 탓인지 얼굴에 큰 상처가 나서아문 자국이 선명하다. 얼마나 아팠을까.얼굴이 흉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다.어제 조금 일찍 짐을 싸고 나와서경인미술관에 들렸는데,이 녀석이 경비 아저씨처럼 앉아서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나도 같이 쭈그려 앉아한참 묵언의 대화를 나눴다.계속 눈 마주치기가 민망했는지넌 살짝 고개를 떨구더구나.가방에 뭐라도 있으면 주고 싶은데,아무 것도 없었다.너나 나나 같은 처지,고단 예술 | 허욱 | 2024-08-11 16:17 그야말로 소금 같은 글씨를 써야겠다 그야말로 소금 같은 글씨를 써야겠다 어제 책을 읽어 내려가다가'소금' 얘기와 마주했다.인친과 벌이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이름이'소금글씨'인지라 자연스레 눈이 갔다.아래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이 또한 뭉클하다.소금은 맛의 근원이다.소금은 단지 짠맛일 뿐만 아니라,다른 모든 맛을 맛으로 살아나게 한다.재래식 천일염에서는쓴 소금을 가장 나쁘게 알고,짠 소금이 그 다음,짜고 향기로운 소금을 최상품으로 친다.소금의 속성은 고요해야 한다.짜고 향기로운 맛이 소금의 핵심부에고요히 안정되어 있어야 하고,어떠한 잡것도 거기에 섞여서는 안 된다.짠맛은 바다의 것이고, 향기는 햇볕의 예술 | 허욱 | 2024-08-05 12:49 물은 빈 곳을 채운 다음 나아갑니다 물은 빈 곳을 채운 다음 나아갑니다 영과후진盈科後進물은 빈 곳을 채운 다음 나아갑니다.결코 건너뛰는 법이 없습니다.차곡차곡 채운 다음비로소 앞으로 나아갑니다.(맹자)하루빨리이 시기를 벗어나고 싶지만,좀처럼 변화의 기미가안 보이는 것은아직 덜 채워졌다는 것.서둔다고 될 일 아니니,지금은 흘러 넘치기까지차곡차곡 채우는 시간. 허욱 토마스 모어일기로 글씨 쓰고, 그림 그리는 작가저서로 이 있다. ..........................................................................[허욱 작품 보기]원하시는 글씨, 그림도 예술 | 허욱 | 2024-07-28 11:33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