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동행, 유다와 예수] 무덤정원에 들다 [동행, 유다와 예수] 무덤정원에 들다 [홍성담 소설: 동행, 유다와 예수 -4]골고다가 내려다보이는 북서언덕 등허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둠이 깔렸다.아래쪽엔 처형장이 희미하게 보였다. 십자가의 횡대만 제거된 채 땅에 박혀 있는 기둥들이 마치 허연 유령처럼 멀리 보였다.오늘따라 칼날을 갈아세운 것처럼 빛나는 아침 햇살이 언덕에 내리 꽂히고 있었다. 그이가 처형장 언덕에 올라서자마자 쓰러지듯이 무릎을 꿇었다. 그이는 이미 넋이 나간 상태였다. 병사가 몰약을 탄 포도주 바가지를 내밀자 그이는 고개를 저었다. 병사들과 망나니들이 달려들어 그이의 옷을 발가벗겼다.그이와 함께 문학 | 홍성담 | 2017-04-17 13:47 [동행, 유다와 예수] 수레를 끌다 [동행, 유다와 예수] 수레를 끌다 [홍성담 소설: 동행, 유다와 예수 -3]그는 수레를 끌고 시장 남쪽 급경사면으로 내려와 수도교를 따라서 성 밖으로 통하는 에세네 문을 향했다. 수도교 하부도시에서 쉰 냄새가 풍겨왔다. 곧 허물어질 것 같은 흙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성벽 앞 작은 언덕엔 움막집들이 깔려 있었다. 집 밖으로 오물들을 아무렇게나 내버린 탓에 골목길은 항상 질퍽거렸다.골목길은 예전과 똑 같았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노는 소리가 들리고 아퀴가 잘 맞지 않는 문을 여닫는 소리도 들렸다. 어떤 아낙이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와 문학 | 홍성담 | 2017-04-11 17:53 [홍성담 소설: 동행, 유다와 예수 -2] 그이가 죽다 [홍성담 소설: 동행, 유다와 예수 -2] 그이가 죽다 태양의 강렬한 빛은 아직도 사선을 긋고 있었다.정오가 되려면 두 시간도 더 기다려야 했다. 그이의 죽음을 재촉하듯이 햇빛은 화살처럼 쏘아댔다. 이곳 언덕까지 오는 길에 그의 기력은 이미 모두 소진되어 버렸지만 마지막 죽음의 문턱에서 그이의 명줄은 길고도 길었다. 올리브 나무 숲속에서 까마귀 떼가 후드득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날았다. 십자가에 매달린 그이가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온 몸을 비틀며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 찬 목소리였다. 그리고 유다가 숨어있는 풀숲 쪽을 향해 잠깐 눈을 들었다가 이내 고개를 문학 | 홍성담 | 2017-04-04 14:14 [홍성담 소설: 동행, 유다와 예수 -1] 목이 마르다 [홍성담 소설: 동행, 유다와 예수 -1] 목이 마르다 [홍성담 소설] 동행, 유다와 예수 -1에서 홍성담 화백의 를 연재합니다. 이 소설은 창립 초기에 실었던 것인데, 사순절을 지내면서 지금도 여전히 의미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이번에 홍성담 화백의 허락을 받아 이 지면에 다시 연재합니다. 홍 화백은 60회 분량의 이 소설에 맞추어 그림을 보내주셨습니다. -편집자 ‘목이 마르다’지쳐서 약간 쉰듯한 그이의 목소리가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정확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달싹이는 입술의 모양만으로도 유다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이는 숨 문학 | 홍성담 | 2017-03-16 16:42 처음처음1끝끝